[SEOUL] Rose Wylie 'Clothes I Wore': Rose Wylie

17 Januar - 18 Februar 2020

초이앤라거 갤러리 서울에서 오는 1월 17일 금요일 영국 작가 로즈 와일리의 Clothes I wore (내가 입었던 옷 들) 展을 개최한다. 


세계 화단의 정상에 선 여류 작가들을 대표하는 로즈 와일리는1934년 영국 출생으로 올해 86세이다. 그녀는2011년 폴 햄린 재단 상 (Paul Hamlyn Prize for Visual Arts), 2014년 존 무어 상 (John Moores Painting Prize)등 중요 미술상을 수상하고 2013년 영국 테이트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면서 7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미술계에  ‘고령의 신진 작가’로 부상하였다. 2017년 런던의 서펀타인 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으로 영국인들의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되었고 국제 미술계의 중요 작가로 자리 매김하게 되었다. 2018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문화계 공로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가디언 지는 10년전에 뒤늦게 조명 받기 시작한 로즈 와일리에 대한 기사에서 그녀를 ‘영국에서 떠오르는 가장 핫한 작가’라고 소개하기도 하였다. 

 

스물한 살에 결혼하여 한동안 가정주부로서의 삶을 살아오던 작가는 47세가 되어서야 영국 왕립 미술 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다. 밑바탕 처리가 되지 않은 거대한 캔버스에 다양한 색채로 그려진 그림들은 숙련되고 세련된 느낌보다는 천진 난만한 느낌을 주고 동시에 지적이기도 하고 유머러스하기도 하고 때로는 진지한 정치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미학적으로 지극히 단순해 보이는  스타일은 평론가 멜 고딩이 말한 바와 같이  ‘시각적, 촉각적, 정신적이고 그리고 정서적이다.  로즈 와일리는 영국 켄트 지방의 조용한 마을에 있는 집의 2층을 스튜디오로 삼아 작업하는데 그곳에는 대형 캔버스들이 벽과 바닥에 널려져있고 드로잉과 캔버스 위에 덧붙이기 위한 종이들과 천들이 여기 저기에 쌓여있다. 

 

로즈 와일리의 그림들은  추억을 상기하고 일반적인 관념 너머를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기록한 일기와도 같은 드로잉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작가가  ‘노트북 페이지 활용하기’로 부르는 이 방법은 하나의 회화를 완성해나가기 위해 여러 페이지의 스케치와 드로잉, 텍스트로 이루어지는 노트북을 만드는 것이다. 빠르게 그린 드로잉과 자유롭게 써넣은 글귀들은 작가가 순간 순간 떠올리는 정리되지 않은 기억들이 무엇들인지 엿보게 해준다.  작가의 관찰과 사색 혹은 즉흥적인 감상들은 문학, 신화, 스포츠,역사, 영화, 패션과 같이 매우 다양하고 고상한 것들과 속된 것들이 혼재된 주제들로 그림에 나타나게 된다.  한번 시작한 그림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생기면 그 위에 캔버스 조각을 덧 붙이고 다시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로즈 와일리에게 캔버스란 완벽한 작품을 완성해내어야 하는 도구가 아닌 그녀의 자유를 표현하는 놀이터가 된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에는 로즈 와일리만의 천진함과 순수함,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86세라는 나이를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그녀의 작품들은 보는이들을 새로운 세계로 초대하는 무한히 열려있는 문과도 같다. 

 

이번 초이앤라거 전시에서는 회화와 드로잉 그리고 22점의 리미티트 에디션 판화 시리즈를 선보인다. 전시 타이틀 ‘내가 입던 옷(Clothes I wore)’ 이 말해주듯 로즈 와일리가 과거에 자신이 입었던 옷들에 관한 기억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현재 작가는 홍콩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2020년 12월 4일부터 대규모 전시를 앞두고 있다. 초이앤라거 갤러리는 2014년과 2017년 쾰른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한국에는 2016년 코오롱 기업의 스페이스 케이에서 개인전을 통해 한국에 소개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로즈 와일리의 작품과 더불어 사진예술가 권순학이 그녀의 초상과 작업실을 촬영한 대형 사진 작품들도 같이 선보인다. 권순학 작가는 장소 특정적 사진 설치로 알려진 작가인데 그의 일련의 초고해상도 파노라마 기법을 초상사진의 형태로 실험한 맥락의 최근 작품들이다. 권순학은 영국왕립예술학교(RCA)를 졸업하였고 10여년동안 영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였고 현재 국립인천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