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레만, ‘이념 밖의 미로’ 부제로 아시아 첫 개인전 가져
“동년배 작가들이 지켜야 할 기준을 세운 새로운 예술가”
독일을 대표하는 차세대 주목작가 데이비드 레만(David Lehmann, b.1987)의 아시아 첫 개인전(8.2~9.18) 이 서울에서 열린다. 젊은 나이에 이미 독일의 주요 미술관 기획전에 초대되어 강렬한 색감과 인상적인 터치로 수많은 관객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레만은 “동년배 작가들이 지켜야 할 기준을 세운 새로운 예술가”로 평가받을 정도로 강렬한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비드 레만의 전시는 ‘이념 밖의 미로’라는 부제로 서울의 강북과 강남에서 동시에 열려 눈길을 끈다. 우선 종로구 삼청동의 초이앤라거갤러리(대표 최진희ᆞ최선희), 강남구 청담동의 호리아트스페이스(대표 김나리)를 중심으로 회화작품 45여점과 드로잉 30여점 등 모두 75점이 선보인다.
데이비드 레만은 1987년 독일의 구동독 소도시인 루카우(Luckau)에서 태어나 코트부스(Cottbus)에서 자랐다. 그는 정식으로 미술을 전공하기 전에 2년간 철학 개인수업을 받았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베를린 국립예술대학교에서 발레리 파브르(Valerie Favre) 교수 지도하에 회화를 전공했다. 현재는 코트부스(Cottbus)에서 거주하며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중학교 때 드레스덴의 미술관에서 접한 올드마스터 페인팅들에서 너무 큰 감명을 받았고, 이미 그때 화가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 데이비드 레만
데이비드 레만 작품의 특징은 어떤 형식이나 틀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드로잉 기법에서 찾을 수 있다. 회화와 드로잉을 넘나들며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레만은 학창시절부터 수많은 예술가상과 장학금을 독차지 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 중에 2016년 독일 브란덴부르크 연방주에서 수여하는 ‘젊은 예술가상 최우수 수상’은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2019년 독일의 주요 4개 도시에서 ‘독일이머징 회화 작가 특별 순회전’의 53인 젊은 회화작가 중 한 명으로 초대되었다. 이때의 심사위원단이 전 독일 미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술인들만으로 구성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독일의 유명 미술비평가인 라우라 클림트는 레만의 작품에 대해 “단순한 희망을 불어넣기보다는 탈이데올로기적 미로 속으로 우리들을 밀어 넣는다. 문화적 위계질서 따위는 무시한 채 니체(F. W. Nietzsche)와 커트 코베인(Kurt Cobain), 심지어 헤로도토스(Herodotos)와 마돈나(Madonna)가 같은 무대에 서게 한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레만의 작품에는 기존의 조형적 형식을 넘어서는 과감한 조형적 실험정신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전시를 호리아트스페이스(대표 김나리)와 공동주최한 초이앤라거갤러리의 최진희 대표는 “34세 나이의 데이비드 레만을 회화계에서는 ‘젊음’과 ‘야생’이라는 단어로 함축하여 표현한다. 그의 회화는 정치적이고 사회비판적인 주제들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며, 에로틱한 이미지를 적나라하고 도발적으로 캔버스에 토해내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끊임없이 여러 이념들을 한 화폭에서 조율하며 자유분방하게 동시대적 감성을 직관적으로 재해석하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