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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can sometimes be quite effortless to capture beauty using intention and control, but to make beauty with a little bit of destruction is more of a challenge and I think more rewarding when it happens”
– Johnny Abrahams
Johnny Abrahams’ oeuvre is marked by its rhythm. From the lively Vivace of his early moiré paintings to the calmer, more meditative tempo of his bold zoom-ins, each element on canvas plays a precise role in setting the tone and pace of the work. His patterns and their delicate interplays are meticulously curated. He understands the inherent power and beauty of control.
His practice of creation through control, however, does not come off as lacking humanity. Whilst Abrahams’ work evokes geometric abstraction, his patterns stray from Kandinsky’s insistence on strict two-dimensionality or the purist rigidity of De Stijl. Johnny’s compositions may seem near-perfect at first glance, but the subtle ebb and flow of the paint’s surface caused by the palette knife creates an uneven and rhythmic display of light reflected on the surface. The emphasis on the negative space of the raw canvas also hints at the artist’s eagerness to celebrate the unintentional. The dominant traces of control and its “accidental” byproducts come together in harmony as Abrahams strives to strike a balance between the intended and the unknown.
Johnny Abrahams’ previous large-scale works on canvas embody introspection through the ritual of revisiting and magnifying his older pieces, and the series of works displayed in this exhibition suggests further progression in his visual lexicon. As a means of introducing greater humanity in his work, Abrahams uses a crude hand saw to cut the plywood panels on which he stretches his burlap canvas. The uneven edges of the wooden panels pierce through the burlap’s irregular and coarse texture - all leading to a rougher, grittier finish than his older pieces. Johnny Abrahams willfully embraces the “accidents” brought on by his own hands and tools, and finds perfection in imperfection.
These hand-sawn “cut canvases” were first displayed in Abrahams’ recent exhibition ‘Archaic torso of Apollo’. The title refers to a poem by Rilke in which the poet ponders on the enduring beauty of a headless Apollo statue. To Rilke, it is the destruction of the head that breathes life into this figure of a god. Such open praise of destruction resonates with Abrahams. Just as Rauschenberg once famously erased a drawing by De Kooning, Johnny Abrahams embraces destruction as a means of creation for the sublime.
Ultimately, the crux of Johnny Abrahams’ work lies in his concern for form, texture, and colour. Perhaps it is his pursuit of the truth and the elemental, that has led him to this point. His embrace of the irrational is not at all antithetical to the compositional beauty that he has chased throughout his career. Destruction is an inevitable part of nature. It has always been part of his work, and it will continue to be part of his rhythm.
[KR]
"의도와 통제를 통해 아름다움을 담는 것은 좀 더 수월할 수 있지만, 작은 파괴로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며 성공하였을 때 더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니 아브라함스
조니 아브라함스의 작품은 특유의 리듬을 가진다. 작업 초기 무아레 페인팅의 생동감 있는 비바체로부터 차기작의 차분하고 명상적인 템포에 이르기까지, 캔버스의 각 요소는 작품의 톤과 속도를 확고하는 정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작품 속 패턴들은 섬세한 조합을 통한 상호작용을 이룬다. 작가는 통제의 본질적인 힘과 아름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의 이러한 통제를 통한 창작은 인간미가 결여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브라함스의 작품은 기하 추상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의 패턴은 엄격한 2차원성을 고집했던 칸딘스키, 또는 신조형주의의 강박성에 사로잡혔던 데 스틸 작가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언뜻 보기에 완벽에 가까운 작품 표면 위 팔레트 나이프가 남긴 자국들에 반사되어 불규칙한 리듬의 빛의 향연이 작품을 맴돌며, 물감이 덮지 않은 캔버스 본연의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강조하는 점 또한 의도하지 않은 ‘이변’을 수용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있다. 눈에 띄게 보이는 통제의 흔적, 그리고 그러한 통제의 우발적인 부산물이 조화를 이루며 ‘의도’와 ‘미지’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작가의 작업이 지속된다.
조니 아브라함스의 대형 캔버스 작품들이 작업 초기의 무아레 페인팅들을 다시 보고 확대시키는 의식을 통해 자기성찰을 도모하였다면, 이번 전시에 보여지는 일련의 작품들은 그의 시각적 언어의 또 다른 성장을 보여준다. 더욱 다양한 인간미를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는 작품의 삼베(burlap) 캔버스를 지탱하는 합판 판넬을 자르기 위해 조악한 톱을 사용한다. 작가가 직접 손으로 자른 나무 판넬의 울퉁불퉁한 가장자리는 삼베의 불규칙하고 거친 표면을 뚫고 나오며 이전 작품들에 비해 더 거칠고 투박하게 마감된다. 조니 아브라함스는 자신의 손과 도구가 만들어낸 이변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불완전함에서 완벽함을 찾는다.
이러한 작품들은 최근 덴마크에서 개최되었던 작가의 개인전 '고대 아폴로의 토르소'(Archaic torso of Apollo)에서 처음 전시되었다. 전시명이 비롯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는 머리가 없는 아폴로 동상의 영원한 아름다움을 논하며, 이 신의 형상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조각의 머리에 가해진 ‘파괴’임을 말한다. 아브라함스에게 와 닿은 것은 릴케의 이러한 파괴를 향한 공공연한 찬사이다. 로버트 라우센버그가 윌렘 데 쿠닝의 그림을 지웠듯, 조니 아브라함스는 파괴를 통한 창조의 가능성을 거리낌 없이 받아드린다.
조니 아브라함스의 작품의 궁극적인 핵심은 형태, 질감, 색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이다. 진리와 원초적인 미학을 지향해온 그가 이변성을 포용한다는 것은 전혀 이례적이지 않으며, 작업을 통해 항상 추구해온 구성상의 아름다움과 상반되지 않는다. 파괴는 자연의 일부이다. 파괴는 언제나 그의 작업의 일부였으며, 앞으로도 그의 리듬의 일부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