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ough their diverse artworks, the artists offer a captivating glimpse into the contemporary art scenes of both countries, whilst unveiling the interconnectedness of the human experience and the universality of artistic expression. Either through their own personal experiences or by examining broader societal and cultural contexts, they explore how individuals define themselves and their place in the world, often challenging established norms and questioning social constructs.
Helena Parada Kim's Hanbok paintings, Jae Ho Jung's depictions of worn-out buildings, and Shinoh Nam's installations of architectural fragments all investigate the significance of cultural symbols. These works compel viewers to contemplate the interplay between individual and cultural identities and encourage reflection on collective histories and the ways in which we construct or deny them. They offer unique interpretations of the connection between objects and personal identities, shedding light on how conventions of the past continue to shape our lives today.
Others like Peter Herrmann lean toward the mundanity of urban environments, depicting daily life situations, figures, city scenes, and everyday objects found in Germany’s bustling capital. Jeehye Song transforms the absurdity of our domestic life and daily activities into unusual situations and scenarios. Their shared emphasis on both humour and mundanity prompt viewers to re-examine the significance of their own existence within the context of the ordinary. Fritz Bornstück reassembles mundane items discarded by civilization through the process of "cultural recycling," giving new meaning to once ordinary and unwanted, thereby highlighting the absurdity of society’s current system of values.
Some artists challenge our conventional understanding of reality altogether through their exploration of the environments that surround us. Susanne Rottenbacher's light sculptures and installations utilize light and colour to dissolve boundaries and challenge corporeality. These transformative spaces defy established perceptions of reality, inviting viewers to contemplate their own presence and existence. In a similar vein, Taesoo Lee challenges our preconceived notions of the universe with his hyper-realistic sculptures. By manipulating materials and defying gravity, he disrupts our perception of the physical world, encouraging us, in turn, to reconsider our understanding of existence itself.
Both Wonkun Jun and David Lehmann delve into the realm of emotions and self-expression through their respective styles. Their mutual focus on materiality and the painting process itself attests to their continued exploration of what it means to be a painter. Jun’s paintings manifest his sensitivity and emotions through colours, which were only achieved through repeatedly applying and removing layers of paint over the span of several months. He expresses his understanding of identity and existence as inherently connected to our emotions and how we perceive the world around us. Similarly, Lehmann captures his own intricate emotional and psychological states in his paintings, skilfully combining spontaneous brushstrokes and delicate touches to create a harmonious fusion of styles.
초이앤초이 갤러리, 호리 아트스페이스, AIF 라운지는 베르멜 폰 룩스부르크 갤러리와 공동으로 '베를린에서 서울로: 지평선 넘어'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독 수교 140 주년을 맞이하여, 두 나라 사이의 문화적 교류와 협력이 이어진 140년의 역사를 기념한다. 이번 협업 전시는 지난해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 서울을 만나다 (Berlin meets Seoul)' 단체전에 이어 한국 작가 8명과 독일 작가 8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 참여하는 총16명의 예술가는 각각 다른 방식의 작업을 이어가지만, ‘정체성’ 과 ‘존재’ 라는 공통된 주제를 통해 국경을 넘나드는 예술적 접근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작업은 글로벌 시대에서 더욱 부각되는 인류의 연결성과 예술적 표현의 보편성을 드러내며, 두 나라의 현대미술을 한 공간에서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 세상에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지, 자신의 정체성은 어떻게 확립해 나가야 하는지를 다루는 작품들은 개인적인 경험 혹은 사회∙문화적인 탐구를 통해 정해진 규범에 도전하고 현존하는 사회 구조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물화를 통해 사회적 구조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변웅필은 겉으로 보이는 외모가 개인의 가치를 결정하는 사회에 회의를 느낀다. 그는 머리카락, 눈썹, 피부색 등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특정 요소들을 지우고 추상화하여, 겉모습으로 판단되는 사회적 위계를 거부한다. 송지형의 설치 작업 또한 사회 안에서 실현되는 개인의 정체성을 다룬다. 작가의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은 관객의 참여를 통해 공동체 안에서 실현되는 호혜성에 초점을 두어 개인, 사회 그리고 문화 사이의 연결성을 시각화한다.
헬레나 파라다 김 (Helena Parada Kim)의 한복 시리즈와 정재호의 작품 속 근대화 시대의 건물들, 그리고 건축물을 파편화한 남신오의 설치 작품은 모두 문화적 상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간의 내면은 개인과 공동체라는 상반되는 정체성이 맞물리며 이루어진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다루는 작가들의 작업은 여러 사람이 함께 기억하는 공동의 역사가 어떻게 탄생하고, 왜곡되며 외면되는지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개개인의 정체성과 한 공동체의 서사를 대변하는 사물 사이의 연결성을 부각하며, 과거의 잔재가 현재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념적 접근을 제시한다.
인간의 존재성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는 주변 환경을 관찰하며 시작될 수 있다. 정소영의 설치 작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계를 토대로 인간성에 대한 정의를 제시한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은 개인의 경험에 국한되지 않고, 자연의 법칙 또는 지정학적 관계에 대한 조사를 거듭하여 일궈낸 형태에 기반한 개념미술 작업이다. 로버트 판(Robert Pan)의 레진과 색소를 혼합하는 특유의 창작 과정 또한 자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을 관찰하며 시작된다. 자연의 모습을 토대로 구축된 작가의 작업방식은 자연경관, 은하 또는 화학반응을 연상시키는 추상의 세계를 자아낸다.
반면, 피터 헤르만 (Peter Herrmann)은 일상을 관찰하여 베를린의 건축물, 환경미화원, 일상적인 사물 등을 포함한 도시 환경을 묘사한다. 송지혜의 작품 속 일상적인 서사들 또한 특유의 과장된 표현방식으로 평범하고 우스꽝스러운 현대인의 삶을 보여준다. 두 작가는 유머러스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익숙한 상황을 재해석하여 반복되는 삶 속 인간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서 프릿츠 본슈틱 (Fritz Bornstück)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버려진 물건들을 조명한다. '문화적 재활용'의 과정을 통해 쓰레기로 여겨지는 물건들을 재배치하여, 일상적이고 더 이상 쓸모가 없는 것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현재 사회의 가치체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수잔느 로텐바허(Susanne Rottenbacher)와 이태수는 주변 환경에 대한 탐구를 기반하여 현실의 보편성에 반박한다. 로텐바허의 조각 및 설치 작품은 다양한 색감의 빛을 사용하여 눈으로 보이는 사물의 형태와 공간 사이의 경계를 흐트러뜨린다. 이태수의 조각 또한 극사실적인 묘사를 보여주지만, 그 결과물은 물질의 성질을 왜곡하고 중력에 저항하는 등 비현실적이다. 두 작가의 작업은 보편적인 이해와 고정관념에 도전하여, 관객이 이해하고 있는 현실, 더 나아가 본인의 존재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정체성에 관한 탐구는 작가 본인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기도 한다. 세바스티안 하이너(Sebastian Heiner)는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머무르며 작업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동서양 회화의 다양한 요소를 접목하여 기하학적인 꿈 속의 서사를 연출한다. 반면, 레프 케신(Lev Khesin)의 작품은 그림과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어, 화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실리콘과 색소를 섬세하게 배합한 작가의 작품은 마치 광물 또는 보석을 보는 것 같다. 케신의 작업은 보편적인 회화의 법칙에 어긋나는 도전적 시도를 통해 회화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촉구한다.
전원근과 데이비드 레만(David Lehmann)은 정신 상태, 감정과 같은 내면적인 영역을 다룬다. 두 작가는 재료의 물성과 작업방식에 초점을 두어 회화 본연에 대한 연구를 이어간다. 전원근은 색을 겹겹이 쌓아 올리고 지우는 작업을 수 개월에 걸쳐 반복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의 색감은 작업을 하며 계속되었던 작가 내면의 정신적 고뇌와 감정의 기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데이비드 레만의 회화 또한 개개인의 정체성과 감정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부각한다. 색과 붓놀림이라는 회화 자체의 본질에 충실한 작가는 인간이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나 정신세계를 표현한다. 역동적이고 즉흥적인 붓질과 가볍고 세심한 터치가 공존하는 그의 그림 속에는 인간의 미묘한 감정 및 심리 상태가 포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