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
초이앤초이 서울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를 거점으로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전원근 작가(54)의 개인전을 연다. 2월 24일까지 열리는 ‘식물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에는 그의 신작 20여점이 소개된다. 12일 만난 작가는 “물감을 끈질기게 연구했더니 강점이 생겼다. 어떤 비슷한 형태의 그림과 비교해도 제 그림인 걸 알 수 있다. 아트 페어에 나온 수천점의 그림 중에도 친구들이 알아보고 먼저 사진을 찍어 보내주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개념 미술이 발달한 독일에 도착했을 때 그는 ‘그림이 무엇인가’ 고민부터 했다. 대가들의 모노크롬을 수년간 관찰했다. 그러다 내면적인 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한 결과물이 그리고 닦아내고, 또 다시 덧칠하는 ‘백 번의 붓질’이었다. 이번 전시에선 완전한 단색화부터, 색이 부드럽게 변하는 그라데이션, 원 그림까지 다양한 색채 실험이 화폭에 펼쳐진다.
작가는 “내 그림을 ‘그냥 땡땡이 그림이네’ 하는 이도 많다. 내 그림엔 일부러 이야기를 없앴다. 그렇다고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 회화의 기본 요소는 늘 점·선·면이었다. 내용이 없어도 개성과 감동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시 제목에는 ‘좀 더 친절한 전시를 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작가는 “색을 보고 나를 본다 나는 어떤 색일지”와 같은 직접 쓴 시(詩)도 전시장에 적어넣었다. 작가는 “내 방의 식물은 한국에 몇 달을 다녀와도 살아있다. 연약해보이지만 때로는 사람보다 강할 수 있는게 식물이다. 식물에 물을 주면서 대화를 하곤 하는데, 관람객도 내 그림과 그렇게 소통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Untitled [초이앤초이]